노바디 느와르
Nobody Noir
Korea | 2026 | 67min | DCP | Color+B&W | Fiction, Experimental | World Premiere
공식 홈페이지 : 서울독립영화제
Synopsis
한 아이가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한 남자를 상상한다. 그는 악당이다. 교회를 잃고 물과 전기마저 끊긴 방에 홀로 남은 전직 목사. 죽기로 마음먹은 여름밤, 그는 칼을 품고 쓰레기봉투를 든 채 집을 나선다. 그러나 쓰레기로 넘치는 도시에는 버릴 곳조차 없다. 맨발로 밤의 골목을 헤매던 그는 낯선 사람들과 얽히고,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그 아이를 만난다. 아이는 오늘 밤 부모와 여행을 떠날 거라며, 집에 두고 온 물고기에게 먹이를 달라고 부탁한다. 남자는 아이가 알려준 주소를 찾아간다.
Directing Intention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사라진 존재가 남겨진 사람들의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남자는 아이를 구할 수 없다. 죽은 물고기를 다시 살릴 수도 없고, 오래 비어 있던 집에서 아이를 되찾아올 수도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곳에 도착하는 것뿐이다. 죽은 물고기 앞에 서고, 아무도 없는 방의 공기를 마시고, 자신이 알지 못했던 한 죽음의 자리에 머무는 것. 나는 이 행위가 영화가 할 수 있는 일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이미 일어난 죽음을 되돌릴 수 없다. 설명할 수 없는 고통에 완전한 이유를 부여할 수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고, 그곳에 조금 더 오래 머물며, 쉽게 지나쳐 버렸던 존재를 다시 우리의 시간 안으로 불러올 수는 있다. 나에게 영화를 만드는 일은 그런 의미에서 애도의 행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