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함의 무덤
Cemetery of Splendour
2015 | 122min | DCP | Color | Fiction
공식 홈페이지 : 서울독립영화제
Synopsis
원인을 알 수 없는 수면병에 걸린 군인들이 과거 학교였던 건물에 임시로 마련된 병원으로 이송된다. 수많은 기억이 깃들어 있는 이 공간은 주부이자 자원봉사자인 젠지라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주는 세계가 된다. 젠지라는 가족 중 아무도 면회를 오지 않는 잘생긴 군인 잇을 돌보며 그의 곁을 지킨다. 그녀는 초능력을 이용해 혼수상태에 빠진 군인들과 이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젊은 영매 켕과 친구가 된다. 의사들은 군인들의 불안한 꿈을 진정시키기 위해 색채 광선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그러던 중 젠지라는 기묘한 글과 설계도 같은 스케치로 가득한 잇의 수수께끼 같은 공책을 발견한다. 군인들이 겪는 불가사의한 증상은 병원 지하에 자리한 신화 속 고대 유적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마법과 치유, 사랑과 꿈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젠지라는 자신과 주변 세계에 대한 더 깊은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섬세하고도 따뜻한 여정을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어린 시절, 어두운 교실에 앉아 말라리아에 걸려 고통받는 만화 속 인물을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그 인물은 자기 머리만 한 모기에 팔을 물렸고, 여러 겹의 담요를 덮은 채 몸을 떨고 있었다. 왜 선생님들이 늘 질병에 관한 영화를 상영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뎅기열, 구충병, 상피병, 말라리아 등 온갖 질병이 가져오는 참혹한 고통을 목격해야 했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의사였다. 그래서 나는 십 대가 될 때까지 병원 관사에서 자랐다. 작은 마을에 있던 그 병원은 나의 놀이터였다. 학교와 집은 온갖 질병에 관한 기억으로 가득했다. 영화감독이 된 이후, 나는 여러 작품에서 질병이라는 주제를 탐구해 왔으며 병원을 주요 공간으로 등장시켰다. <찬란함의 무덤>을 구상하면서 나는 사람들이 오로지 잠만 자는 수많은 방을 상상했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차원, 자신만의 안식처 어딘가에 머물고 있다. 최근 들어 나 역시 그런 상황에 놓이는 상상을 하곤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태국에서 살아오면서 나는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꿈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꿈속에서 수많은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나는 이 영화를, 열병을 앓고 있는 국가, 태국에 대한 성찰로 써내려 갔다. 이 작품은 나의 고향인 콘깬(Khon Kaen)에서 모든 이야기가 펼쳐지는 첫 번째 영화가 될 것이다. 동시에 이 영화는 초등학교, 병원, 도서관, 호수처럼 기생충처럼 내게 달라붙어 떠나지 않는 장소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초상이기도 하다. 이 영화 속 잠든 사람들처럼 나 역시 현실이라는 병을 외면하고, 그들과 함께 영원히 계속되는 꿈속으로 피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