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창문 너머의 누군가>는 ‘계절영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서로 다른 계절을 배경으로 서촌이라는 서울의 작은 동네를 맴도는 여러 인물의 어느 하루를 담은 세 가지 이야기를 엮은 영화입니다. 어쩌면 팬데믹 이후 다시 찾아온 삶의 여유로움과,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어떤 증후들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계절을 담은 한 권의 소설집 같은 영화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 영화의 음악은 이태훈 음악감독과 나래 음악감독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이태훈 음악감독은 이미 국내에서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뛰어난 기타 연주자이며, 그의 연주와 음악을 오래 애정해온 팬으로서 영화음악 작업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영화음악가로서 이태훈의 첫 도전이기도 합니다.
이번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이 영화의 공동 음악감독이자 항상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뮤지션 이태훈과 함께 <흐린 창문 너머의 누군가>의 개막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촬영 중, 눈앞에 펼쳐진 로케이션과 그 무대 위에 선 배우들의 연기가 우연의 선물처럼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을 때, 저는 가끔 스스로가 지금 만들고 있는 영화의 첫 번째 관객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이태훈 음악감독과의 작업 역시 그랬습니다. 우리는 미완성의 영화를 틀어놓고 느리지만 꼼꼼한 방식으로, 때로는 즉흥적으로 영상 위에 음악을 얹어갔습니다. 그 순간, 좋은 우연들이 눈앞에 놓인 자연의 풍경처럼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저 역시 다시 한 명의 관객이 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다시 한번 무주의 관객들 앞에서, 영화가 살아 움직이며 완성되는 그 순간을 함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제>, <더 테이블>, <아무도 없는 곳> 등 많은 작업을 함께해온 저의 오랜 파트너 나래 음악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는 이태훈 음악감독의 개성 있는 음악이 스크린 위에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왔고, 나래 음악감독은 이태훈 음악감독의 멜로디 위에 깊은 대화를 나누듯 또 다른 멜로디를 더했습니다. 이는 마치 두 명의 훌륭한 배우가 서로의 연기에 반응하고 몰입하는 과정과도 같았습니다. 개성이 다른 두 음악가의 협업을 통해 저 스스로도 자부할 수 있는 멋진 음악이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 김종관(감독)
조각조각 작업했던 음악들을 영화관에서 하나로 보는 감동도 있었지만, 이번 기회로 그 음악들을 실제로 연주할 수 있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뜻깊은 무대가 될 것 같습니다. 함께 연주하는 동료들과 만들어 낼, 아마도 영화의 유일한 alternative OST가 될 연주를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태훈(음악감독)
자료 출처 : 무주산골영화제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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