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목욕탕인 만복탕에는 오늘도 여러 동물 주민들이 찾아온다. 영화는 이 작은 목욕탕에 모여든 소시민들의 이야기로만 흘러갈 것 같던 우리의 예상을 조금씩 비껴간다.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고 말할 때, 그 ‘함께’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는 수없이 많은 관계와 감정들이 뒤섞인 채 존재한다. 타인을 향한 연민,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 그 상처가 낳은 분노와 갈등, 생존과 양심의 딜레마까지. 어쩌면 공동체란 서로를 이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음을 견디며 살아가는 관계의 또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영화는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와, 그 안에 뒤섞인 온기와 상처, 연대와 아이러니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응시한다. 의 특별함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