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할아버지에 대한 손녀의 따스한 헌사로 읽힌다. 연세가 많이 드셔서 인지와 기억에 구멍이 난 할아버지는 가족들과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손녀들과의 추억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한 번에 흘러넘치는 그 오랜 소중한 추억들이 아까운 듯 숨이 차도록 풀어 놓는다. 말의 속도가 머릿속의 그것들을 따라갈 수 없을 지경이다. 감독의 실제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실제 가족들이 나오는 실사영화와는 또 다른 질감으로 감동적이다. 먹먹하기도 하고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기도 한다. 연근, 자동차 바퀴, 완두콩, 할아버지의 눈, 종탑에 난 구멍 등 이어지는 동그라미 이미지는 에 평안하고 따뜻한 정서적 기반을 만들어 준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 그리고 그들과 보냈던 시간들이 떠올라 그리움에 눈물이 나올지도 모른다. 할아버지의 이야기 소리가 자꾸만 귀에 맴돈다.
-이란희 (제2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선정위원)
자료 출처 : 정동진독립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