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설계자〉는 인공지능의 숨겨진 역사를 파헤치는 긴박한 탐사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AI를 중립적인 알고리즘의 집합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자리 잡기 훨씬 이전부터 인종차별, 여성혐오, 우생학, 그리고 공고한 권력 구조 속에서 형성된 기술로 조명한다. AI가 필연적이고 객관적인 기술이라는 통념을 거부하며, 진보와 효율성이라는 신화가 어떤 정치적·문화적 의도를 가려왔는지를 추적하고, 오늘날 사회를 재편하는 시스템 이면에 자리한 이데올로기적 토대를 드러낸다. 8개의 장으로 구성된 영화는 역사적 발굴과 동시대적 분석을 교차시키며, 이 시스템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가치가 내재되어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지를 집요하게 묻는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된 〈Me at the Zoo〉(2012)와 〈사이버 사랑 (Love Child)〉(2014)를 통해 신기술이 정체성, 권력,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해온 발레리 비치 감독은, 〈보이지 않는 설계자〉에서 대담하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영화적 언어를 통해 불안과 통찰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현대인의 삶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든 AI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자료 출처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