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뭘 나눠주나요?” 한 노인이 옆자리에 앉은 청년에게 묻는다. “번호표요.” 그가 답한다. 의자가 바닥에 고정된 베를린의 대기실에는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이 도착해 차례를 기다린다. 영화는 인간이 번호로 환원되고 회색 복도에서 제출한 신청서로 미래의 가치가 결정되는 체계를 통해 삶의 의미를 묻는다. 탄생의 순간과 오늘날 관료주의의 미로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이 되었는지를 마주하게 한다. 실로, 암피옥서스에서 여기까지는 너무나 멀다. (<회상>과 묶음 상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