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는 언제나 거대한 작품과 맞서는 무대 위 사람들의 이야기에 끌렸다. 촬영을 시작했을 때 나를 사로잡은 것은 슬픔과 복수를 다룬 셰익스피어의 텍스트가 아니라, 연기자인 오스카 아이작이 햄릿의 살갗 안으로 기어들어가 작품에 자신을 통째로 내맡기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막 첫아이를 맞으려던 참이었기에, 연극을 향한 그의 헌신과 내가 어머니가 되는 일이 우리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했다.
그러던 중 오스카의 어머니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고, 영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이 되었다. 현실의 애도가 작품과 뒤엉키면서, 타인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찍는다는 일에 대한 나의 생각도 달라졌다.
자료 출처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