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고향인 크림반도와 체첸공화국은 여전히 점령 아래 있다. 이는 사실의 문제이지만, 그 여파는 세대를 넘어 사람들의 삶에 남는다. 이 영화는 우리가 그런 현실을 어떻게 소화해 내는지 되묻는다. 물려받은 폭력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공격성을 돌봄으로, 두려움을 사랑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한가. <메모리>는 이 질문들을 말로 붙잡아 보려는 개인적인 시도다. 내가 태어나 속해 있던 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과정을 담았고, 내 삶을 바탕으로 한 4부작의 한 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믿는다. 예술이 회복에 몫을 할 수 있다고, 강요가 아니라 선택으로 빚어지는 미래를 상상하게 해줄 수 있다고. 이 작업을 하며 폭력의 순환이 세대를 따라 어떻게 옮겨가는지 이해하게 되었고, 근본적인 질문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 순환을 멈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자료 출처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