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차를 몰며 만나는 사람은 온통 여성들이다. 나는 묻는다. “남자들은 어디 있나요? 아버지와 남편, 형제와 친구들은요?” 돌아오는 답은 이렇다. 외국으로 떠났다고, 곁에 없다고, 폭력을 휘두른다고, 불안정한 일에 매여 있다고. 그렇게 남자들은 양육의 짐을 여성에게 온전히 떠넘겼다. 그때 ’끈’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어머니와 아이를 잇는 탯줄이면서, 카롤리나와 야니를, 그리고 그들이 곁을 지키는 모든 여성을 하나로 묶는 자매애의 끈이다.
황폐한 풍경 속에서 카롤리나는 생명의 힘 그 자체다. 맨몸으로 맞붙는 이 싸움 속에서 바깥세상은 다른 차원을 띤다. 바깥세상은 내밀한 관계 안에서 어떻게 몸을 얻는가? 이 여성들이 처한 현실과 한 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이 혼돈은 어떻게 카롤리나에게 삶의 다음 역할을 붙잡을 기회를 주는가?
자료 출처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