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기준으로 국내의 외국인은 170만여 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 중 110만여 명이 취업해 일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이르판은 미등록 외국인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그는 난민인정을 받지 못한 채 한국에 머물고 있다. 브로커와 법무부 직원은 신원이 불분명한 미등록 외국인을 죽이고 신분을 훔칠 것을 제안한다. 다른 한편, 또 다른 브로커는 이르판의 정체성을 억누르고 난민 인정 사유를 종교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어느 쪽이건 이르판은 자기 자신으로 한국에 머무르지 못한다. 당장 살해당해도 신원이 파악될 수 없는 미등록 외국인이자,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해야 난민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그는 편의점에서 담배조차 살 수 없다. <ID>는 스릴러와 블랙코미디의 장르적 톤을 가져와 무거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인 묘사가 대부분을 이루는 상황에서, 장르영화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혐오적 시선과 거리를 두고자 노력하는 영화의 등장이 반갑다.
-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박동수
자료 출처 : 대구단편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