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여성이 기저귀를 산다. 어린아이가 탐내던 바나나 우유를 양보하지 않고 먼저 집어 간다. 일견 이기적으로도 보일 수 있는 그의 행동은 병상의 남편을 위한 것이다. 돌봄서비스 신청을 위해 재가 등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월금은 재호에게 치매 증상을 연기할 것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남편 재호를 위해 일상의 대부분을 사용하는 월금의 하루하루는 돌봄노동과 생계 노동의 이중고에 놓여 있다. 다만 이것은 불행인가? 혹은 불행이라는 두 글자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상황인가? <우리 월금씨>는 돌봄과 질병의 고됨을 그려내면서도, 고된 일상을 지속하게 해주는 사랑을 보여주고자 한다. 재호의 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영화 대부분이 진행되지만, 변중희와 기주봉이라는 배우의 강력함은 제약을 넘어서 영화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