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는 언니 수안과 귀가 들리지 않는 동생 수이. 엄마의 유서 속, 애초부터 희망이 없었다는 말에 자매는 자신들의 삶의 이유에 대해 질문을 시작한다. ‘어떻게 죽는지 알기 위해서’라는 동생의 대답에 둘은 삶을 끝낼 수 있는 여러 선택지들을 상상하고 죽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리고 살아가기를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둘의 시간은 모두의 예상을 빗나가며 흐른다. 수안과 수이의 삶은 죽음에 대한 질문과 커플링 되어 지속되고 질문의 종료는 곧 삶의 끝을 의미하는 듯하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감독 특유의 경쾌함으로 풀어낸 것에 있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사실상 1인 제작 시스템에 가까운 환경 안에서 두 배우와 함께 영화를 완성한 이재윤 감독의 노력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