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동네에 나타난다. 갈 곳 없이 떠도는 듯한 행색에, 어딘가 단단히 앓고 있다. 마치 오래 곪아온 무언가가 사람의 형상을 빌려 거리로 걸어 나온 것 같다. 약사 지영은 여자를 낫게 하고 싶다는 순수한 선의로 여자에게 타미플루를 건넨다.
여자가 진정 원한 건 타미플루였을까. 지영이 보이는 선의의 손길에는 그간 인간이 자연을 대해온 안이한 방식이 고스란히 겹쳐 보인다. 정작 여자를 아프게 한 것이 무엇인지는 끝내 묻지 않고 있다. 감독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자리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 감독 김선빈
자료 출처 : 대구단편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