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불명 등록자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거주 불명 등록 제도를 설명하며 시작하는 다큐멘터리 <유령>은 카메라 뒤에 선 남자가 여러 장소를 방문하며 한 사람을 찾는 과정을 좇는다. 이름 석 자 하나로 누군가의 행방을 추적하는 일이란 일견 무모해 보이면서도 그를 찾아내는 일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임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출구 없는 수색처럼 보였던 과정의 끄트머리에 거주불명자의 신원과 소재가 비로소 드러난다. 그 누군가가 살며 거쳐 간 부산의 장소가 하나둘 카메라에 담기고 지역 주민의 증언이 더해질수록 어느 거주불명자의 거취를 따라가던 <유령>은 점차 터전을 떠나거나 그 바깥으로 밀려난 불특정 다수의 흔적을 기록하는 과정으로 옮아간다. 영화 안에서 수집된 장소의 현재는 때때로 지금 그곳에 없는 이와 여전히 그곳에 남은 이가 남긴 부재와 잔류의 쓸쓸한 유령성을 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