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화면 속 인물들은 서로를 응시하다가도 불쑥 카메라 너머를 바라보고, 영원과 이한의 주변을 맴도는 중년 남성, 축축하게 젖은 극장 의자, 화분에 물을 주는 손길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 이미지들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한 땀 한 땀 공들여 찍어낸 쇼트들 사이에서 영화를 처음 사랑하게 되었을 때의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폭우가 오기 직전의 공기처럼, 어떤 영화는 명확한 이야기보다도 하나의 이미지와 시선으로 더 오래 우리 곁에 머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감정원
자료 출처 : 대구단편영화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