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준우는 오늘도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어두운 밤길을 달린다. 빚을 진 아빠와 절망에 빠진 엄마 사이에서 준우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불안한 가정 환경 안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영화들이 있다.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사건을 통해 내적 힘을 발견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한다. 목규리, 홍석우 감독이 만든 ‘손자국’도 관객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진행되는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단순하지만 힘 있는 행위가 빚어낸 진정성이라는 순간의 마법은 여전히 유효하며 나른하게 굽어있던 등을 곧추세워 스크린이 발산하는 따스함으로 우리를 이끈다. 오늘날, 연대와 위로의 힘을 느끼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여기 ‘손자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