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을 찾은 딸과 엄마, 그리고 할머니가 함께 시간을 보낼 뿐이다. 영화는 그 평범한 시간을 감정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길을 오가며 그 작고도 큰 순간들을 고요히 바라본다. 오래된 가족에게서만 가능한 익숙함과 무심함, 그 안에 스며 있는 다정함이 과장 없이 화면에 머무른다. 저녁 무렵의 공기와 풍경, 잠들어 있는 갓 태어난 생명, 그네의 나지막한 율동성이 마음속 깊이 스며든다. - 제27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감정원
극과 다큐멘터리의 경계에서 가족 이야기를 펼쳐내는 영화는 흔하다. 관건은 서사를 엮어내는 방식과 그 안에서 길어 올리는 감정의 진폭일 것이다. 은 3대로 이어지는 모녀의 시간을 느슨하게 잇고,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한다. 자식이 떠난 빈자리를 채우는 엄마의 삶은 정겹고 따스하며, 거듭 제시되는 주름진 발과 가족사진은 그들의 시간을 넘어 우리네 가족의 기억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전해준다. 마당을 가득 수놓은 황금빛 은행잎, 양지에서 햇빛을 머금고 있는 송아지와 같이 마음에 콱 박히는 아름다운 장면들은 영화의 느릿하고도 섬세한 호흡과 맞물려 더욱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횡성에서 동네 슈퍼를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슈퍼라는 공간을 카메라에 밀도 있게 담아낸 에 이어 실제 가족을 출연시켜 이야기를 엮어낸 김소연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이호준 (제2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선정위원)
대학 졸업반인 소연(김소연)은 이사를 앞두고 고향 횡성에 사는 엄마(이상은)를 찾아온다. 오랜만에 재회한 모녀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하룻밤을 보낸 뒤 함께 홍천에 사는 할머니(이춘희)를 만나러 가고 그곳에서 할머니가 키우는 소를 구경한다. <해질무렵>은 영화적 리얼리티에 관한 백문이불여일견 같은 예시다. 모녀 3대의 지극히 사적인 대화와 그들이 자리한 지엽적인 풍경을 엿듣고 엿보는 듯한 소소한 감상 너머로 동이 트듯 온화하고 포근한 사유가 떠오르는 것만 같다. 갓 태어난 송아지가 두 발을 딛고 일어나는 당연한 경이처럼 가족이라는 역사로 연결된 세 여성의 나란한 삶이 은은하게 공명한다. 민용준
대학 졸업을 앞둔 소연이 오랜만에 고향집을 찾는다. 엄마가 사는 횡성에서 할머니가 사는 홍천까지 여성 삼대가 함께 한 어떤 나날이 다큐멘터리처럼 담긴다. 평범하고도 특별한 시간, 심상한 대화에서 읽히는 다정한 마음. 김소연의 영화는 심심하게 마음에 폭 안긴다.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