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80대의 노부모가 50대 자식의 생계를 책임지는 ‘8050 문제’가 대두된 지 오래이다. 〈리타이어〉는 해법의 단서를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우정 어린 유대에서 찾는다. 중년의 다이키는 여든이 넘은 어머니 요코의 연금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히키코모리이다. 아들을 보살필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요코는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시절 가르쳤던 제자 희민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다이키는 자신의 잔잔한 일상에 무례하게 개입하며 균열을 일으키는 희민이 불편하기만 하다. 일본 광고 회사의 취업 면접을 앞둔 희민은 한때 카피 공모전에서 입상할 만큼 재능 있는 카피라이터였던 다이키에게 멘토가 되어 줄 것을 부탁한다. 이를 계기로 다이키는 희민처럼 꿈을 좇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반대로 희민은 히키코모리로 지냈던 청소년 시절의 모습을 다이키에게서 떠올리며 그를 돕고자 한다. 국적도 나이도 다르지만 열정과 아픔은 서로 닮아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의 과거를 돌보는 마음으로 서로의 현재를 응원한다. (김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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