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이탈리아 혼혈인 닐은 아시아 학생 간담회 자리에서 놀림을 당한다. 아이들이 놀릴 때 사용한 한국어 ‘혼혈’이란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단어를 찾기 위해 도서관을 찾은 날, 닐은 자신과 똑같은 이름의 또 다른 ‘닐’들과 만난다. 각각 한국인과 이탈리아 순혈이라 생각되는 두 명의 닐들을 통해서 닐은 우리 세 사람이 각자의 평행 우주에서 존재하는 닐이라 생각하고 서로의 존재를 통합하려 한다. 과연 그들은 하나의 닐이 될 수 있을까? 민족성을 단일하게 상상해 온 한국인에게 ‘혼혈’은 항상 터부시되어 왔던 존재다. 혐오 어린 시선 속에서 단일한 인종이 되길 욕망하는 닐의 상상력은 충분히 비극적이다. 감독은 그런 닐의 상황을 평행 우주라는 SF적 상상력으로 위로한다. 비록 지금 이곳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우주 어딘가에 날 이해하고 받아줄 존재가 있을 거라는 믿음.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공간을 상상하게 만든 책임은 어디, 누구에게 있을까? 한국 순혈이라 여겨지는 닐의 대사, ‘네가 나면 널 죽여야 해.’라는 말이 오래도록 마음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동윤) 본 영화는 토론토 릴아시안 국제영화제와의 협력으로 상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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