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맞댄 모양새에서 기원했다는 오해를 받아온 글자다. 최근에는 사람의 옆모습을 형상했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그 글자에 공동체적 낭만과 환상을 잔뜩 심고픈 이들에게는 여전히 반갑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人[IN]personating〉은 ‘인人’에 덧붙여진 그와 같은 낭만과 환상에 빈칸을 부여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서로 맞대어 연결되지 않고 공백을 드러내는 두 항의 이미지다. 하지만 우리의 지각은 그 두 항의 공백을 어떻게든 메우려는 방식으로 작용하기에 그곳은 텅 비어 있으면서도 채워진 곳으로서 자리한다. 그렇게 이 영화는 보는 이에게 이분화된 두 항을 지각적으로 땜질하도록 하면서도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한다. 그러한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선택권 없이 흩어져 이민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입양인들의 처지와 마주한다. 자의 반 타의 반, 공백을 기어이 틀어막기 위해 도처에서 이곳 혹은 저곳의 존재로 타자화되거나 정체화되었던 이들의 경험이 우리 앞에 빈칸으로 출현한다. (한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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