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오륙 년, 책을 좋아하는 친구의 집에 가면 언제나 꽂혀 있는 책이 킴 투이의 『루』였습니다. 눈에 띄는, 읽지 않을 수 없는, 읽고 나면 또 다른 이에게 말하게 되는 책이었는데 영화로 만들어졌다니 어떻게든 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또한 궁금해하고 기다렸던 만큼 강렬해서 함께 통과하고 대화할 귀한 기회를 얻어 무척 기쁩니다. 영화는 베트남 전쟁 후 보트피플로 캐나다 퀘벡에 도착해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던 가족 이야기를 10대 소녀 안 띤의 눈으로 그립니다. 환대 속에서도 충격적인 기억으로 자꾸 돌아가버리고 마는 마음을 그 일을 겪지 않은 우리는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스크린에 맺히는 순간순간이나마 건네받는 일에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이 아픈 이야기의 조각을 오래 들여다보고 이내 흡수한 다음 무엇이 되는가에 대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5월의 상영일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세랑) 객원 프로그래머: 정세랑(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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