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든 주영은 거창한 깨달음 대신 타인들의 사소하고 특별한 순간을 수집하기 위해 대부도로 향한다. 가방에 달린 수저통을 달그락거리며 국민 체조에 몰두하는 병혁 , 돌계단에서 낮잠을 자다 일어나 뜬금없이 시간을 묻는 동훈. 주영은 이름 모를 칼국수 집의 쿰쿰한 냄새와 타인들의 불안한 꿈 사이를 지나며 일기의 빈칸을 채운다. 타인의 이상함을 긍정하며 시작되는 여행의 기록이자, 세 청춘의 엇박자 로드무비.
영화를 보고 여행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사람의 엉뚱한 행동을 보고, 시답지 않은 생각을 듣는다. 그것들은 그들의 일상에서 조금 떼어서 가져온 조각이고, 나에게는 비일상적인 것들이다. 서로의 다른 일상의 조각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가끔은 넉넉한 위로가 된다. 그 이유를 말해볼 수 있겠지만, 정확한 말을 찾지는 못했다. 여행은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주영은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채집하기 위해 대부도로 짧은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주영은 난데없이 국민체조를 하는 병혁, 뜬금없이 시간을 묻는 동훈을 만나며 하루의 감상을 기록한다. 그러다 주영과 병혁, 동훈이 다시 숙소에서 재회하면서 짧은 동행이 이어진다. <여행자의 일지>라는 제목처럼 낯선 감흥을 영화로 채집한다. 대단한 이야기 없이도 섬의 풍광 안에 보기 좋게 위치한 인물들이 사진으로 뽑아서 벽에 붙여두고 싶은 장면을 남긴다. 특히 인물과 사건을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는 담백한 시선이 흑백 화면에서 묘미를 더한다. 박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