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굳어가는 동생을 홀로 돌보며 살아가는 주안은 강변 물고기의 내부를 파먹는 기생 곤충을 박멸하러 나섰다가 하반신만 남은 신원 미상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리고 바로 그날, 동생이 사라진다. 숙주의 안쪽을 갉아 먹으며 살아가는 곤충과, 주안의 삶을 잠식해 온 돌봄의 무게. 영화는 그 두 가지를 슬며시 포개놓는다.
한여름 강변은 생명으로 가득하다. 무성한 풀과 나무, 끝없이 번식하는 이끼들과 벌레들. 감독은 그 왕성한 생명력을 공포의 질감으로 뒤집는다. 살아있다는 것이 아름답기보다 섬뜩하게 느껴지는 공간 속에서, 보살핌은 집착이 되고 사랑은 공포로 변질된다. 그 굴레는 이끼천이라는 제목처럼 끝없이 흘러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