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가 번진 콘크리트 벽, 햇빛 한 번 들지 않는 척박한 집. 그 안에서 류호는 홀로 살아간다. 식은 밥에 물을 말아 끼니를 때우고, 버릇처럼 브라운관 TV의 채널을 돌리는 것이 그의 하루의 전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TV 속에서 낯선 장면을 발견한다. 자신과 얼굴이 똑같은 남자가 화면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남성은 류호와 달리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소박한 집에서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단란하고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 채널을 발견한 이후, 류호는 점점 자신에게는 없는 삶을 동경하게 된다. 오랜 시간 대중매체는 전통적 가족의 모습을 가장 보편적인 성공과 행복의 형태처럼 제시해왔다. 그러나 현실의 가족과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영화 <퇴근>(2026)은 브라운관 TV 속 가족을 동경하게 된 남자 류호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만들어낸 이상적인 가족의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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