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은 오래전 돌아가신 엄마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어 한다. 엄마의 유품인 사진과 캠코더 기록을 살피며 작업의 방향을 고민하지만 가족에게 촬영 계획을 밝힌 뒤로 아빠는 그런 영진을 탐탁지 않아 하는 듯 보인다. 그러던 와중 엄마의 유일한 가족인 이모의 소식을 전해 듣게 되는데 영진은 그렇게 오랜만에 만나게 된 이모에게 요청한 인터뷰도 거절당하고, 엄마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며 아빠에게 토로한 속내가 무색하게도 다큐멘터리를 찍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엄마에 대해 얘기해주겠다는 말을 듣는다. <남은 것>은 픽션-다큐멘터리의 하이브리드 형식 사이에 놓여 있다. 돌아가신 엄마를 다큐멘터리로 남기려다 반대에 부딪힌 연출자의 사적 기록처럼 보이지만 <남은 것>은 그것이 정확히 누구의 가족사인지 끝내 확정하지 않는다. 대신 영진이 다큐멘터리 제작 수업을 들으며 영화를 완성해 간다는 서사로 영화는 사적 애도의 기록이자 영화 만들기에 관한 메타 필름으로 확장된다.